국제사법재판소 “2008년 코소보의 독립선언은 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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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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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독립 분쟁지 많은 러-中 긴장

1990년대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로 무참히 학살당했던 역사를 가진 코소보가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이 합당하다고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결정했다.

ICJ는 22일 “코소보의 독립 선언은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세르비아의 요청으로 ICJ에 코소보 독립선언에 대해 자문했으며 이날 ‘자문 의견’이란 형식으로 결정을 내렸다. 자문 의견은 법적인 구속력은 갖지 않지만 향후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코소보의 독립 선언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 입장이 나뉘었다.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관계가 어떻게 결정나는가에 따라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세계의 여러 분쟁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엔 회원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 일본 등 69개국이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세르비아를 비롯해 소수민족의 독립 움직임이 적지 않은 러시아와 중국 등은 이를 맹렬히 반대해왔다.

판결 이전부터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기 싸움 역시 치열했다. 세르비아 외교부는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면 세계의 모든 국경이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소보 역시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어중간한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코소보는 1990년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대통령 치하에서 무력 독립투쟁을 벌이던 가운데 알바니아계 코소보인 수만 명이 대량 학살당하는 참변을 겪었다.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개입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가 유엔 등의 관리하에 자치정부를 유지해왔다. 이후 2008년 2월 코소보는 세르비아와 상관없이 자치 독립을 선언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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