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일병합 100년 맞는 8월 총리담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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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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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장관 “모양새 구상중”
1995년 무라야마 담화 “통절한 반성” 이상일지 주목

일본 정부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다음 달에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명의의 담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사진)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총리 담화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어떻게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없다”면서도 “한다면 어떤 모양으로 할지에 대해선 내 머릿속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방 부처도 다소 이미지는 갖고 있다”고 말해 정부 내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어떤 형태로든 의사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광복 50주년인 1995년에도 총리 담화를 발표했고 그 후에도 많은 총리가 공식 발언을 해온 일본이 ‘강제병합 100년’이라는 역사적 해를 그냥 넘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자민당보다 한국에 더 우호적인 민주당 정권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문제는 내용이다. 100년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평범한 내용만 담긴다면 자칫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척도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다. 자민당과 사회당의 연립정권 시절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는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담화를 내놓았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지도자가 한 사죄 중 가장 적극적이고 진심이 담긴 것으로, 사회당 소속 총리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자민당 소속 총리들은 “무라야마 담화를 답습하겠다”는 선에서 과거사에 대한 견해를 밝혀왔다.

다음 달 간 총리가 담화를 내놓는다면 적어도 무라야마 담화 수준은 뛰어넘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많다. 최근 일본 측의 흐름도 이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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