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텐마 오키나와내 이전… 돌고 돌다 원위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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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기존안 지키기로 합의
하토야마 사죄깵 주민들 분노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 이전을 놓고 대립해오던 미일 양국이 기존 안대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沖繩) 현 내로 옮기는 데 22일 합의했다. 오키나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미 해병대 훈련의 일부를 현 바깥에서 하기로 했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합의안이 계획대로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23일 오키나와를 재차 방문해 후텐마 기지를 현 외로 이전하지 못한 데 대해 사죄했다.

2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과 존 루스 주일 미국대사는 22일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名護) 시 헤노코(邊野古)의 캠프 슈워브 기지 연안부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06년 당시 일본 자민당 정부가 미국 측과 합의한 기존 안 그대로다. 하토야마 정부는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직후 “후텐마 기지를 최소한 오키나와 현 밖으로 옮기겠다”며 공언했지만 결국 원안을 수용한 것이다.

다만 양국은 오키나와의 지역 정서를 고려해 해병대 훈련의 일부를 현 밖에서 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훈련 후보지로 검토하는 가고시마(鹿兒島) 현 도쿠노(德之) 섬에 대해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또 활주로를 기존 안대로 바다를 매립해 만들지, 바다에 말뚝을 박아 상판을 얹는 잔교방식으로 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우선 미일 양국은 28일 외교 및 방위담당 각료회의(2+2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활주로 공법 등에 대해서는 올해 11월 최종 결론을 짓기로 했다.

이날 하토야마 총리는 오키나와를 방문해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지사와 만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혼란만 일으킨 데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침몰 등 한반도 정세 등을 감안할 때 주일 미군의 억지력이 더없이 중요해졌다”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들은 이날 ‘분노’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하토야마 총리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한편 아시아를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1일 일본에서 단 4시간만 체류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은 “후텐마 기지를 놓고 불거진 양국 간 냉기류가 클린턴 국무장관의 짧은 방일 일정으로 다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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