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워싱턴 시내 컨벤션센터. 유대계 미국인들의 전국 시민단체 총연합의 성격을 갖는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가 열렸다.
1954년 미국에 있는 유대인 단체의 지도자들이 설립한 AIPAC는 이스라엘의 국가이익 실현을 위한 가장 강력한 로비단체임을 자부한다. 동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올해 행사도 미국의 주요 행정부 관료들과 상하 양원의원 절반 정도가 참여하는 등 변함없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다. ‘공유하는 가치: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션에서 클린턴 장관은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 7000여 회원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란이 추진하고 있는 핵개발과 관련한 이스라엘의 우려에 대해서도 분명한목소리를 냈다.
클린턴 장관은 “이스라엘의 안보문제에 관한 한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어떠한 틈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미국은 결단코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클린턴 장관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AIPAC 총회에 나와 “만일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이란을 세계 지도에서 없애버리겠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던졌었다. 민주당의 에번 바이 상원의원(인디애나)은 21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무력사용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예루살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 중동평화협상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을 깨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연설에 나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유대인은 3000년 전부터 예루살렘을 건설했고 현재도 그 작업은 진행 중”이라며 “예루살렘은 정착촌이 아니라 우리의 수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AIPAC 총회 참석에 앞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클린턴 장관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23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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