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산업성 ‘한국실’ 승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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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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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한국비결 배우자”
기존 전담반 확대 개편 추진
종합상사-中企, 특강등 연구
도요타는 ‘한국車과외’ 받기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한국 배우기에 나섰다. 일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연구에 매진하는가 하면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인 경제산업성은 한국 경제와 기업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를 확대 개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 CEO들의 모임으로 3대 경제단체 중 하나이기도 한 경제동우회는 23일 회원사 CEO를 대상으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전략’에 관한 특강을 연다.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성공 비결이 주제다. 강연을 맡은 김미덕 다마(多摩)대 교수(경영학)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과거에는 비교 대상으로조차 여기지 않았던 한국 기업의 약진을 심상치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미 도요타자동차 경영기획부는 지난해 11월 한국 기업전문가들로부터 ‘특별 과외’를 받았다. 전통적으로 우위를 지켜온 캐나다와 스위스 시장에서 판매실적이 한국 차에 처지는 사례가 속출하자 이유 분석에 나선 것이다. 해마다 연초에 세계경제리포트를 발행하는 일본 종합상사들도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분석 대상에 넣어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 기업의 특징 등을 다루고 있는 이 리포트는 일본 주요 기업 CEO들의 애독 자료라는 게 일본 내 한국 기업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21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 경제와 기업 전담 부서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동북아과 내에 있던 한국 담당 전담반을 실(室) 단위 정식 부서로 승격시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에 관한 업무와 함께 한국 기업의 연구조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신흥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세계 최고의 제조 기술력을 가졌음에도 이를 팔리는 상품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한국 기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팽배한 것. 주일 한국대사관 박원주 산업자원관은 “한국 기업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고질적 병폐였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극복했지만 일본 기업은 여전히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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