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4년전에도 내부 결함제기 묵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4일 03시 00분


美의원 청문회서 문건 공개
‘스마트 페달’ 의무화 검토

대규모 리콜사태를 빚고 있는 도요타자동차가 4년 전인 2006년 회사 내부에서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 당시 도요타 북미지사장이었던 짐 프레스 씨는 당시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점점 더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품질저하로 인한 안전문제를 내부에서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원의 존 록펠러 상무위원장(민주·웨스트버지니아)은 2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상원 에너지·교통위원회의 도요타 청문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요타자동차의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프레스 사장의 경고 후 3년 뒤에 샌디에이고에서 도요타차 사고로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850만 대를 리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프레스 사장이 품질문제를 제기하고 1년 반 뒤에 도요타 북미지사의 크리스틴 틴토 안전책임자는 일본 본사에 품질 불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록펠러 의원은 “프레스 사장의 이 같은 지적이 일본의 도요타 수뇌부에는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전으로 유명한 도요타가 점점 방어력이 떨어지는 차량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막기 위한 스마트 페달장치인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을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갖추면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가속페달은 무시되고 브레이크 기능만 작동한다. 일부 유럽 자동차회사는 이런 장치를 갖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마트 페달시스템을 모든 차량에 도입하겠다”며 “미국 판매 차량에는 2011년부터 이 시스템을 장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교통부는 이날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문제와 관련해 52건의 사망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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