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범죄 통제 못해 치안 불안
휴양지 40명 한꺼번에 참변도
사망자 계속 늘어 800명 육박
“이제 지진은 두렵지 않다. 두려운 것은 범죄다.”(마르셀로 리베라 우알펜 시장)
지난달 27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800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칠레가 심각한 치안불안에 떨고 있다. 칠레 정부는 콘셉시온 등 3개 도시에 하루 18시간 동안의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군인 1만4000명을 파견했지만 거리질서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최악의 피해를 본 콘셉시온에서 주유소가 불에 타고 밤새 총소리가 들리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카롤리네 콘트레라스 씨(36·교사)는 “군인들이 도착했지만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웃들은 집을 터는 도둑을 막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직접 총을 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2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795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칠레 구조대원들은 이날 콘셉시온의 붕괴된 건물에서 생존자 79명을 한꺼번에 구조하고 시신 7구를 수습했다.
쓰나미 피해를 본 칠레 태평양 연안 도시의 참상도 속속 알려지고 있다. 휴양지인 페유우에 지역 리조트타운에서는 은퇴자 40명이 여름휴가를 즐기다 한꺼번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캠프장 근처에 거주하는 클라우디오 에스칼로나 씨(43)는 “한밤중에 발령된 경보 속에 어린이, 부녀자 등의 고함이 들렸으나 파도가 덮친 후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며 악몽의 순간을 떠올렸다. 탈카우아노에서는 주택 1만 채가 파괴돼 주민 18만 명 가운데 80%가 노숙인 신세가 됐다. 쿠라니페에서는 교회가 시신안치소로 변했으며 카우케네스에서는 장례식장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적절한 장례절차도 생략한 채 서둘러 사망자들을 매장해야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방문해 위성전화기 25대를 지원하면서 “칠레 정부가 원하는 방법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칠레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축이 8cm가량 변화가 생기면서 하루의 길이가 100만분의 1초 정도 짧아졌을 수도 있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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