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濠 ‘석탄 허니문’ 새章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年3000만t씩 20년간 수출입 ‘72조원 계약’ 체결

호주의 광산업체 리소스하우스가 6일 중국의 전력국제발전유한공사와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인 600억 달러(약 72조 원)어치의 석탄 수출 계약을 했다. 리소스하우스는 이르면 올해부터 시작해 매년 석탄 3000만 t을 20년간 중국 측에 제공할 예정이다. 리소스하우스의 클라이브 팔머 회장은 “호주 퀸즐랜드의 광산에서 생산된 석탄을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계약 성사로 지난해 호주의 리오틴토사 인수합병 무산 등으로 껄끄러워진 중국과 호주의 관계도 크게 개선되는 계기를 맞았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중국의 차이날코는 지난해 호주의 다국적 광산업체 리오틴토 지분 195억 달러어치를 인수하려다 반대 여론이 비등해 무산됐다. 이어 7월 5일 중국 당국은 리오틴토의 스턴 후 지사장 등 중국 법인 임직원 4명을 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에 대해 호주는 리오틴토 인수 무산에 따른 보복이 아니냐며 항의하는 등 양국 간에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계약 성사로 양국 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리소스하우스는 이 같은 석탄 수출을 위해 탄광 개발과 탄광에서 항구까지 석탄 수송에 필요한 약 495km의 철도 건설 등도 중국 업체 중심의 컨소시엄에 맡길 예정이며 이 공사에도 80억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중국 전력국제발전의 리샤오린(李小琳) 이사장은 “리소스하우스와의 계약으로 중국은 새로운 큰 규모의 석탄 공급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1억2500만 t의 석탄을 수입한 반면 2240만 t을 수출해 지난해부터 석탄도 순수입국으로 돌아섰다. 석유는 1993년부터 순수입국이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생산, 소비국인 중국의 지난해 석탄 생산 규모는 29억6000만 t이다. 아직 수출입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수입이 급증 추세여서 석유에 이어 석탄도 ‘에너지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