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도건이어 도드까지… 하원선 이미 11명 선언
11월 중간선거 ‘60석 붕괴-소수당 전락’ 악몽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하루 종일 의기소침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불과 1년 전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당장 11월 중간선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자신의 핵심 정책들도 장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지금 1년 전 환호 대신 소수당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하다.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 불출마 선언 러시
5선의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상원의원(코네티컷)은 6일 35년의 의회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드 의원은 “선출된 공직자는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비워 줘야 한다”며 11월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상원 금융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2008년 8월 금융위기 후 금융감독 시스템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해 왔지만 보험사 AIG와의 유착설에 시달려 지역구에서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앞서 5일에는 3선의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도건 의원은 “민간분야에서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공화당 존 회번 주지사가 도전장을 내밀 경우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네바다)는 건강보험개혁법안 처리 과정에서 저돌적인 자세로 공화당의 미움을 사 공화당이 꼽은 낙선 대상 1순위에 꼽혀 있다. 리드 대표도 중도에 불출마 선언을 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상원 농무위원장인 블랜치 링컨 의원(아칸소)도 공화당 강세 지역구여서 재선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 민주당 중간선거 먹구름
하원에서는 이미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 11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22일 파커 그리피스 하원의원(앨라배마)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말을 갈아타 민주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주지사 선거도 만만찮다. 50개 주지사 의석은 민주당이 26석, 공화당이 24석으로 엇비슷하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 빌 리터 콜로라도 주지사가 최근 재선 도전을 포기했고 미시간에서 주지사 후보로 유력했던 존 체리 현 부지사는 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런 불출마 바람이 도미노처럼 이어질까 봐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공화당 내에서도 민주당 중진인 도드 의원과 도건 의원의 불출마가 ‘정치권 물갈이’를 불러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만만찮다. 잇따른 불출마 선언으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막을 수 있는 상원의석 60석 확보도 어렵게 됐다. 벤 존슨 의원(네브래스카)처럼 딴마음을 먹는 의원이 늘어날 수 있고 공화당에선 중립 성향의 올림피아 스노(메인) 같은 의원들에게 더 기대야 할지도 모른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대통령 수석고문은 “당장 내일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는데 지금 상황이 11개월 뒤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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