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1시간前부터는 좌석 이탈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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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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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기도 쇼크… 미국행 모든 여객기 보안강화

수하물 손대거나 소지품 무릎 위에 놓아도 안돼

인권침해 논란 ‘알몸투시기’ 도입 목소리 커질듯

크리스마스 날 발생한 노스웨스트항공 253편 여객기 테러 시도가 불발에 그쳤지만 후폭풍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은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의 몸수색과 수하물 검색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테러 예방대책을 늦어도 30일 이전부터 시행해줄 것을 26일(현지 시간) 각국 항공사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인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강화된 지침에 따르면 미국행 여객기 승객은 탑승 전에 허벅지와 상반신을 중심으로 몸수색을 거치게 되며 짐도 모두 검색 받아야 한다. 또 비행기가 목적지에 착륙하기 전 1시간 전부터는 좌석을 일절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이 시간에 자신의 수화물에 손대거나 개인 물품을 무릎 위에 놓는 행동도 금지된다.

미국행 여객들은 비행기 내에서 소지할 수 있는 가방은 1개로 제한되며 미국 국내선 이용 승객들도 강화된 보안검색 탓에 검색을 받는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영공을 비행하는 동안에는 승무원이 승객에게 비행경로나 현재 위치를 안내하는 기내방송을 할 수 없으며 보안검색이 강화돼 종전보다 훨씬 일찍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이 같은 지침은 테러 시도 직후인 지난주 토요일부터 이미 일부 항공사에서 시행되기 시작했다. 에어캐나다는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착륙 1시간 전부터 비행기가 공항에 완전히 도착할 때까지 승객들은 좌석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며 개인휴대품을 소지할 수 없다”며 “특히 무릎 위에는 어떤 것도 올려놔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도 회사 홈페이지에서 “국토안보부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 승객에 대해 탑승 전 몸수색을 더욱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며 “승객의 모든 소지품은 보안검색대뿐 아니라 비행기 탑승 전에 다시 한 번 검사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 시도로 개인의 알몸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신 스캐너(알몸투시기)’의 공항 도입 논의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동안 전 세계 각국 공항에서는 전신 스캐너 도입을 시도했지만 인권침해 논란으로 실제 성사되지는 못했다. 공항의 보안검색이 강화되면서 항공사와 여행업계에선 가뜩이나 어려운 미국 관광산업이 더 위축될 것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한편 관타나모에 수용된 중요 테러범인 예멘인 80여 명에 대한 본국 송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베니 톰슨 위원장(민주·미시시피)은 27일 정부의 송환 계획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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