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방문때 대규모 시위” 세계 환경전사 450명 기후열차 타고 코펜하겐 입성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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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후회의 오늘 개막

약 450명의 ‘에코(Eco) 전사’를 태운 ‘기후 특급열차(Climate Express)’가 6일 덴마크 코펜하겐 중앙역에 들어섰다.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출발한 이 열차는 독일과 덴마크의 국경을 넘어 14시간을 달려왔다.

교통수단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27%가량을 차지하는 큰 오염원이다. 브뤼셀에서 코펜하겐까지는 약 800km. 여객기로는 1시간 45분에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이 경우 1인당 115kg의 CO₂를 배출한다. 기차로 가면 33kg의 CO₂를 배출하는 데 그친다. 이들이 항공기를 마다하고 14시간씩 열차로 달려 코펜하겐에 온 이유다.

열차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을 싣고 왔다. 공통점이 있다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크게 우려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히말라야의 빙하를 구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네팔인 셰르파도 있었고, 청정 바다를 살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대서양을 노를 저어 건넌 여성도 있었다. 미래의 스키장에 눈이 녹을 것을 걱정하는 익스트림 스키어도 있었다.

특히 멀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 내려 다시 기후 특급열차가 기다리는 브뤼셀까지 와 기차를 탄 기후전문가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5일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일본 교토에서 모여 지구를 온난화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에서 코펜하겐까지 열차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코펜하겐에 몰려온 것은 유엔 기후회의를 이끌게 될 정상들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초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일정이 9일에서 18일로 변경되면서 대규모 시위는 다음 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벨라센터 회의장 주변의 보안 조치도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이번 회의에는 전 세계 5000여 명의 기자가 프레스센터 이용을 신청할 정도로 취재 열기도 뜨겁다. 코펜하겐 시내의 호텔은 비어있는 방이 거의 없다. 코펜하겐에 숙소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참가자는 50km 이상 떨어진 국경 너머 스웨덴 말뫼 등에까지 가서 방을 잡았다.

코펜하겐=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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