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8일 방북 3대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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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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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北 “평화협정 최대현안” 美 “비핵화부터”

[2] 그랜드바겐 출발점?
北 6자회담 복귀 여부가 관건
본궤도에 오르기전까진 먼길

[3] 美 대화만 하고 올까?
北 6자복귀 전제조건 제시땐
북-미 양자협상 병행할 수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들어 첫 북-미 대화에 나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일 한국을 거쳐 8일 방북한다. 한미 양국은 이번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북핵 협상의 재개 여부를 결정짓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랜드 바겐’의 출발점 될까?

북한이 6자회담에 나가겠다고 약속하는 순간부터 본격적인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 갈 길은 멀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자회담의 시작은 그 자체로 북핵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기나긴 협상 여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랜드 바겐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북한의 원자로 노심, 재처리 시설 등 핵심 부분의 폐기 조치가 필수적이다. 북한의 가시적인 핵 폐기 조치가 있을 때까지는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어프로치(이중 접근법)를 계속한다는 게 한미 양국의 확고한 방침이다.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하면 6자회담의 나머지 5개국은 북한에 관계 정상화, 한반도평화체제 수립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태도 변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말 방북했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장이나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연방회의(상원) 의장은 한결같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미국은 협상을 안 할까?

가장 큰 관심거리의 하나는 과연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에 2박 3일 일정으로 체류하면서 ‘협상’을 할까 여부다. 한미 양국 정부와 보즈워스 대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번 방북의 목적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9·19공동성명 준수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대화는 하되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화와 협상의 경계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박사는 최근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하지 않고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전제조건을 제시할 경우, 즉 6자회담에는 나가지만 북-미 협상부터 하자고 요구한다면 미국으로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미국 스스로도 그동안 태도를 바꿔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초 런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은 미국과 직접적인 양자관계(대화)를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북한이 한미 간의 오랜 동맹관계에 틈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양자대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북-미 양자대화는 6자회담 틀 안에서 이뤄진다”고 태도를 바꿨다.

○ 북한의 노림수는 평화협정 문제?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북-미 양자대화의 최대 현안은 한반도평화체제 수립”이라며 “그 외의 잡다한 문제는 주된 의제로 상정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런 평화협정 체결 공세는 보즈워스 대표 방북 때 첨예한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핵 개발의 이유였다고 주장해왔다. 평화협정을 체결해 한미동맹을 파기하고 주한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북한의 논리다.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거래’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선결돼야 하며 평화협정은 정전협정 서명국이 아니라 6·25전쟁 당사자 간에 별도로 논의할 문제라고 대응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평화협정은 북-미 간이 아니라 남북한이 중심이 되어 9·19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로 직접 당사자들 간에 6자회담과 구별되는 별도의 장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도 3일 “평화체제든, 조약이든, 협정이든, 이 문제를 말할 때 한미동맹은 항상 논외로 하는 것이 (한미 간에) 변하지 않는 확약”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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