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정신 차려라!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후진타오-시진핑 “품격-수준 낮아”… 변화 바람 불듯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잇따라 중국 축구와 관련해 따끔한 충고를 하고 있다. 전례 없는 일로 중국 축구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축구계의 전설로 불리는 룽즈싱(容志行)의 손을 잡고 “중국 축구는 당신의 품격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20일 전했다. 16일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산둥(山東) 성의 성도 지난(濟南) 시에 들러 체육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룽즈싱은 1972년 중국 국가대표로 1980년대 초 열린 제12회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참가했다. 그는 당시 큰 공을 세워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축구 기량뿐 아니라 페어플레이와 성실한 훈련 모습, 절제된 생활로 ‘즈싱 품격’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후 주석의 이번 주문은 승부 조작과 나이 속이기, 돌출행동 등 추문이 잇따르는 중국 축구계에 ‘스포츠 정신’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12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도 독일 방문 도중 “중국은 일류의 축구팬과 세계적 축구시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중국 축구의 수준은 아주 낮은 단계”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중국 축구가 열심히 노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틀 뒤인 14일에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인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도 “후 주석을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은 축구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발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개혁과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중국 지도자들의 축구 관련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구단운영과 선수관리 및 육성 등 축구계에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통신은 중국 축구가 기량과 실력이 예전만 못한 데다 축구 선수들의 버릇 또한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축구에서 심판에게 침을 뱉거나 상대 선수에게 큰 부상을 입히는 심한 반칙이 속출하면서 일각에서는 ‘쓰레기’ 축구라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 축구는 올해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해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