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향긋하고 달콤한 담배 판매 전면금지”

  • 입력 2009년 9월 23일 15시 02분


"향긋한 냄새와 달콤한 맛이 나는 담배는 팔지 마라."

전 세계적으로 금연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22일부터 향기와 맛을 첨가한 담배(flavored cigarette)의 제조·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올 6월 의회에서 통과된 담배규제법이 이날부터 발효됐기 때문.

이 법은 담배 성분 규제 및 판매·광고 통제 권한을 식품의약국(FDA)에 부여하면서 사탕이나 과일의 맛이 나는 담배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했다. 대표적인 감귤류 과일의 향과 맛이 나는 카멜 트위스타 라임(Twista Lime), 코코넛과 파인애플 맛과 향을 첨가한 카멜 카우아이 콜라다(Kauai Kolada) 등이다.

미국에서 맛과 향이 있는 담배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것은 청소년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는 매일 3600명의 12~17세 청소년이 담배를 처음 피우고, 이 중 1100명은 상습 흡연자가 되고 있다. 맛과 향이 나는 담배에 대한 청소년층의 선호도는 청년층보다 3배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향긋한 냄새와 달콤한 맛을 가진 담배에 청소년들이 거부감을 덜 갖기 때문이다. FDA 담배센터 책임자인 로런스 데이튼 박사는 "사탕이나 과일의 맛과 향이 나는 담배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흡연자가 되도록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FDA는 담배와 비슷한 '미니 시가(cigar)'에 대해서도 향기와 맛이 첨가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담배 판매량은 해마다 약 4% 줄고 있지만, 담배에 비해 규제가 약하고 세금이 적게 부과되는 시가는 판매량이 조금씩 느는 추세라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FDA는 박하향이 나는 멘톨(menthol) 담배에 대해서도 판매 금지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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