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印-中도 核 줄여라’ 압력 받을 듯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손잡는 美-러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6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악수하며 맞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만남에서 전략무기감축과 군사협력, 경제위기와 통상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손잡는 美-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6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악수하며 맞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만남에서 전략무기감축과 군사협력, 경제위기와 통상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美-러 정상 핵무기 감축 전격합의 국제사회 파장

경제-MD-북핵 등 현안 주요 의제로 다뤄

세계 핵무기 양대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추가로 감축하기로 합의해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합의의 의미=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핵무기 추가 감축에 관한 양해각서’는 법률적인 문서는 아니다. 미-러 양국이 보유한 핵무기를 강제적인 절차에 의해 추가로 감축하기 위해서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을 개정하고 양국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1993년 체결한 START-Ⅱ는 미국 의회의 비준 거부로 지금까지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첫 외교적 합작품으로 평가되는 이번 합의는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인도 중국 등 다른 핵 보유 국가들은 미-러 양국의 합의로 추가 핵무기 감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들은 비핵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 배경=양국 정상이 이 같은 합의에 이른 배경에는 양국이 경제위기를 맞아 핵전력에 대한 부담을 어느 때보다 많이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정상회담을 띄우기 위해 깜짝쇼와 많은 선물을 준비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 승용차가 지나가는 도로 곳곳에는 수천 명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경찰 특수부대 대원이 나와 교통을 통제했다.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 대통령 방문에 대한 유례없는 안전조치”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크렘린 옆에 설치된 무명용사 묘지에서 헌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헌화하는 동안 크렘린 상공에는 먹구름 사이로 햇빛이 보였다.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 공군이 인공강우 기술을 통해 구름을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미-러 화해 분위기=이날 핵무기 감축 합의를 앞두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과거 복잡했던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장(章)을 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회담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재설정’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계속 피력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4월) 런던에서 가진 훌륭한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양국 국민에게 이득이 될 특별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문제, 이란과 북한 핵 문제, 그루지야 사태, 에너지 등 경제 통상 현안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뤘다. 두 정상은 핵 감축 합의 이후 러시아 영토(영공)를 통한 아프가니스탄 군사 물자 제공 등 다른 협정에 일사천리로 서명했다.

이날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실종 군인들을 찾기 위한 미-러 공동 위원회를 5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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