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부 뉴욕 뮤지컬 나들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공화 “군용기 타고 유람” 비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거 끝나면 브로드웨이에 공연 보러 가자”는 부인과의 약속을 지켰다. 대통령 부부는 주말인 지난달 30일 오후 워싱턴 인근 공군기지에서 비행기로 뉴욕 인근 공항에 도착한 뒤 헬기로 맨해튼에 내렸다. 남편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슈트, 아내는 검정 드레스 차림이었다.
이들은 그리니치빌리지에 있는 지역 음식이 주 메뉴인 레스토랑에서 2시간 가까이 식사를 했다. 이어 타임스스퀘어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거스트 윌슨 원작 ‘조 터너 다녀가다(Joe Turner's Come and Gone)’를 관람했다. 1900년대 초 흑인들의 남부 농장 지역에서 북부 공업지대 이주를 소재로 정체성과 인종 문제 등을 다룬 작품이다.
경찰이 극장 인근 도로를 차단해 일대는 주차장을 이뤘고, 입장객 검색으로 공연 시작이 45분간 지연됐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통령 부부가 들어서자 관객들의 환호와 기립박수로 극장이 떠나갈 정도였다. 대통령 앞줄 관객 중에 유명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있었지만 알아차린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주말 데이트에 대해 공화당은 성명을 통해 “자동차 3사 최고경영자들이 호화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의회청문회에 왔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게 불과 몇 개월 전”이라며 “대통령이 경제난 속에서, 특히 GM이 파산 직전에 있는 상황에서 밤을 즐기러 뉴욕으로 날아갔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이용한 비행기는 대형 항공기가 아닌 작은 군용기였다”며 “대통령은 대선 전 부인에게 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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