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커즈(孫科志·43·사진) 중국 푸단(復旦)대 역사학과 교수는 8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 동아시아학술회의 참석에 앞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 근대사에서 중국인이 외국인과 함께 혁명운동을 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쑨 교수는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해외에 독립운동 본부를 두고 27년간 독립운동을 지속했다는 점에서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폴란드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고 독립운동을 벌인 나라는 적지 않지만 이처럼 오랜 기간 줄기차게 독립운동을 지속한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임정은 나라의 독립을 추구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가치에 기반을 둔 민주국가를 독립 이후 나라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며 “임정이 추구한 조국의 미래상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쑨 교수는 “현재 상하이, 충칭(重慶) 등 중국에 남아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유적들은 잘 보존된 편”이라며 “하지만 유적 관리자들이 유적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유적의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정의 유적은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에게도 애국주의 교육의 매우 중요한 장소”라며 “임정 유적을 통해 양국의 청소년들이 상호 협력한 항일투쟁사를 배움으로써 한중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고 좀 더 나은 한중 관계를 여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