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화끈한 ‘이슬람 껴안기’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회교권과 적대할 생각 없다” 터키의회서 연설

“美,기독교 국가 아니다” 발언에 美보수파 반발

터키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터키 의회 연설에서 “미국은 이슬람과 전쟁 중이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해 적극적인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이슬람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방송으로 생중계된 이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수백 년에 걸쳐 좀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해 온 이슬람 신앙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미국은 이슬람계 미국인에 의해 더 부유해졌다”고 말했다.

중간 이름이 ‘후세인’인 그는 “미국 내에 많은 이슬람 가정이 있고 많은 미국인이 이슬람 국가에 살고 있으며 나도 그중 한 명”이라면서 “미국은 스스로를 기독교 국가도, 유대교 국가도, 이슬람 국가도 아니라고 여기고 있으며 이게 바로 미국의 장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모든 종교인이 거부하는 과격 이데올로기를 격멸하려면 미국과 이슬람 세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7일 이슬람 미술 기념관에서 터키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과 이슬람 세계의 관계를 재건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에 따라 터키에 왔다”고 분명히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미국 내 보수파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문명은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자명한데 이를 부정했다”며 반발했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는 “최고 분열조장자(divider-in-chief)”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7일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취임 후 처음으로 이라크를 불시 방문했다. 백악관은 미군 사령관 등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도착 수 시간 전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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