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가이트너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금융기관 도덕적 해이 막겠다”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의 기자회견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옆에서 듣고 있다. AIG 보너스 지급 문제 등으로 위기에 몰린 가이트너 장관이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규제하겠다”고 역설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켜보는 표정이 어둡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금융기관 도덕적 해이 막겠다”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의 기자회견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옆에서 듣고 있다. AIG 보너스 지급 문제 등으로 위기에 몰린 가이트너 장관이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규제하겠다”고 역설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켜보는 표정이 어둡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AIG 보너스 2주전에 알고도 방치… 일부서 사임 압력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AIG 보너스 사태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부실 금융기관에 투입할 구제금융의 주무 장관인 가이트너 장관이 AIG 보너스 지급 2주 전에 지급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플로리다 주 코니 맥 공화당 의원과 캘리포니아 주 데럴 이사 공화당 의원은 19일 “가이트너 장관의 AIG 관련 대처방식은 재앙 수준이었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더욱이 가이트너 장관은 최근 의회 증언을 통해 “10일 처음으로 에드워드 리디 AIG 최고경영자로부터 보너스 건에 대해 통보받았다”고 말해 책임 회피를 위해 최초 시점을 위증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경제 수장으로서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며 “AIG 보너스 사태도 못 막은 사람이 미국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가이트너 장관에 대한 불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왔다. 오리건 주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경제팀이 서로 소통하며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보너스 지급이 일찌감치 결정돼 장관이라도 막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일부의 동정론에 대해 가이트너 장관을 지지하던 일리노이 주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은 “어쨌건 그가 장관직을 맡은 만큼 감시했어야 했다”며 쓴소리를 했다.

의회는 24일 가이트너 장관을 출석시켜 AIG 보너스 파문에 대한 재무부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추궁할 계획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것은 내 잘못이다”라고 전제하고 “가이트너 장관과 경제팀을 여전히 신뢰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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