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기업 정치헌금 금지” 승부수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총리선호도 조사서 2위→5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일본 민주당 대표가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5위로 추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이 14, 15일 전국 유권자 1755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오자와 대표는 6.0%의 지지로 5위에 그쳤다. 그는 이 신문의 2월 초 조사에서는 13.7%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이어 2위였다.

니시마쓰(西松)건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측근인 오쿠보 다카노리(大久保隆規) 비서가 구속되는 등 최근의 검찰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포스트 오자와’로 거론되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부대표(6.8%)가 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번에도 12.9%의 지지로 1위였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오자와 대표의 추락에도 불구하고 3.5%로 8위에 머물렀다.

오자와 대표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과 정치단체의 정치헌금을 전면 금지하고 개인의 정치헌금만 가능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기업의 정치헌금 의존도가 높은 자민당과 차별화하고 정치개혁 명분을 쥐기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그는 정치자금 개혁 주장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면서 진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된 오쿠보 비서의 기소 여부가 결정되고 수사 결과가 발표되는 24일이 진퇴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으로선 그가 당내 논의도 거치지 않고 정치자금 개혁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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