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자참상 담은 광고방송 못하겠다”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9분


“공정성 해칠 우려 있다” 거부

구호단체들 “소송 불사” 반발

영국 공영방송 BBC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참상을 담은 광고물의 방송을 거부했다. 이 광고의 내용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눈물을 흘리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으로 13개 자선·구호단체로 구성된 재난긴급위원회(DEC)가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모금을 위해 제작했다.

BBC는 “가자지구 문제는 기자들이 언론 시각에서 판단해 보도할 것”이라면서 “광고물이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방송을 거부했다. 또 다른 민영방송사인 스카이뉴스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구호단체들은 “BBC와 스카이뉴스가 이스라엘 편만 들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팔레스타인을 차별하는 또 다른 인종주의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BBC 홈페이지에는 광고 방송 거부를 비판하는 2만여 건의 글이 올랐고 사옥 앞에는 반전(反戰)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항의하는 차원에서 BBC와의 예정된 인터뷰를 취소했다. 한편 공영 채널4와 민영 ITV 등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후원하자는 취지의 이 광고를 방송했다. 그 결과 모금액은 100만 파운드를 넘어섰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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