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맥주는 ‘청년의 술’… 와인보다 선호

  • 입력 2008년 12월 7일 17시 21분


유럽인들은 거리 카페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미국 대학생들은 맥주를 즐긴다는 것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유럽판이 7일 보도했다.

유럽의 대표적 와인(샴페인 포함)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도 30세 미만 젊은 층은 와인보다 맥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도 맥주는 '청년의 술', 와인은 '중년의 술' 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유럽판이 독일의 조사 전문기관 GfK에 의뢰해 유럽연합 13개 국가, 미국, 터키, 러시아, 스위스에 살고 있는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러한 경향이 드러났다.

WSJ가 유럽 주말판 매거진에 소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14~29세 젊은 층에서 가장 선호하는 주류로 와인을 꼽은 응답자는 29%였던 데 비해 맥주를 꼽은 응답자는 43%였다.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14~29세 젊은 층 응답자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주류로 와인을 꼽은 비율은 24%, 맥주를 꼽은 비율은 29%로 맥주를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반면 50세 이상 응답자의 성향을 보면 가장 선호하는 주류로 와인을 꼽은 응답자 비율은 이탈리아에서 88%, 프랑스에서 68%로 중장년층에서는 와인이 압도적으로 첫 손에 꼽혔다.

국가 구분 없이 연령별로만 봤을 때 유럽 전체로도 14~29세에서는 맥주 선호자가 48%로 와인 선호자(22%)의 2배 이상이었으며, 50세 이상에서는 와인 선호자가 42%로 맥주 선호자(28%)보다 많아 연령대에 따른 기호의 차이를 실감케 했다.

국가, 연령 모두 구분하지 않았을 때는 여전히 와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40%로 맥주를 선호한다는 응답자(36%)보다 많았지만 그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편, 유럽의 젊은이들은 부모와 조부모들 보다 술을 마시는 횟수는 적었지만 한 번에 마시는 양은 더 많았다.

프랑스에서 최소한 하루에 한 번 술을 마시는 비율은 50세 이상 25%, 14~29세 젊은 층은 3% 뿐이었다. 그러나 만취(육체적 통제나 정신적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 이르기 전까지 5잔 이상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14~29세가 43%이고 50세 이상 응답자들은 21% 뿐이었다.

체력이 좋은 14~29세 연령대만 놓고 봤을 때 "어떤 술이든 5잔 이상은 마셔야 취한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56%나 된 벨기에 젊은이가 유럽 최고 '주당'으로 조사됐다.

WSJ는 젊은층의 음주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술집에서 싸움이 빈발하는 과음이 문제가 되자 2003년 음주로 인한 반사회적 행동을 제재하는 법을 강화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역시 음주 허용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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