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아들이 승리했다” 케냐 임시공휴일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버락 오바마 당선인의 뿌리가 있는 아프리카의 케냐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미국 대선에 대한 열기로 뜨거웠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케냐 정부는 오바마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6일을 국가적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은 “오바마 후보의 성공은 곧 케냐의 승리이며 케냐 국민들은 그의 승리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 아버지(1982년 사망)의 고향인 빅토리아 호수 인근 코켈로 마을은 밤새도록 흥분의 도가니였다.

오바마 당선인의 승리 소식이 전해진 5일 새벽 코켈로 마을에서는 만세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바마 당선인 할아버지의 세 번째 부인인 세라 아냥고 오바마(86) 할머니의 집은 케냐 전역에서 모인 친척들로 북적였다. 그들은 이제 백악관에 갈 수 있다면서 흥분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세라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버락이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미국 국민이며 우리 가족은 아무런 행운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밤새 미국 대선을 지켜본 인파 속에는 “마을에 대학교가 들어섰으면 좋겠다” “새 자전거가 갖고 싶다” 등의 소망을 밝히는 학생들도 있었다.

코켈로 마을에서 가까운 도시 키수무에서는 미국 대선을 가상한 투표가 진행돼 1500여 명이 오바마 당선인에게 투표했다.

코켈로 마을 주민인 아이삭 웨레 씨는 “오바마는 케냐의 아들이며 우리 마을에 사는 세라 오바마의 손자”라면서 “우리는 모두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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