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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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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차베스(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구제금융 계획을 비웃으며 미국이 처한 경제위기를 즐겼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는 이제 끝났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런 차베스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유가가 급락하면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올 7월 배럴당 147달러였던 국제유가는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가세수의 50%와 수출로 얻는 이익의 95%를 석유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는 것. 이미 물가상승률이 36%를 넘어섰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8.4%보다 훨씬 낮은 5% 수준으로, 내년에는 2.5%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경제소식지인 베네코노미아의 로베르트 보토메 편집인은 “유가가 계속 떨어진다면 차베스 정부는 경제적 혼란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베네수엘라가 국가 부도를 맞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물론 차베스 대통령은 이런 암울한 예측을 베네수엘라가 망하기를 바라는 ‘적들의 소원’쯤으로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PFC에너지가 펴낸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경제가 수입에 필요한 충분한 돈을 마련해 안정을 유지하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94달러는 돼야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전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식량 자동차부품 의약품 건축자재 등의 상품의 수입을 미국과 미국의 우방인 콜롬비아에 전보다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