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또 한국 흔들기… 정부 발끈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강만수장관 달러 구하러 다닌다” 근거없이 한 면 도배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 1개 면을 할애해 ‘가라앉는 느낌(Sinking Feeling)’이라는 제목의 한국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과도한 대외부채, 은행의 부실 가능성,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한국 경제가 비관적이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한국보다 사정이 좋지 않아 정말 걱정해야 할 나라가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내용도 아닌 걸 가지고 한 면 가득 쓴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8월 13일 “한국의 외채가 4000억 달러를 넘는 등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가 일주일 후 정부의 반박문을 게재했다. 6일에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금융위기의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달러를 구하기 위해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의 임원들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달러 공급을 요청할 계획이 없으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향방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라는 게 재정부의 설명.

이 신문은 또 강 장관의 국회 답변을 인용하면서 “강 장관은 ‘수출을 제외한 모든 분야가 외환위기 당시에 나타났던 것과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 국장은 “이 역시 앞뒤를 자른 문맥상 왜곡”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당시 “유사한 트렌드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와 같은 위기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최 국장은 “나름대로 영향력 있는 외신이 현실을 과장·왜곡한 기사를 쓰면 불안감이 증폭되고 그 결과 실제로 경제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육동한 경제정책국장은 “이 신문의 보도를 보면 ‘어떤 의도가 있지 않고는 이럴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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