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제대로 못했다” 美증권위, 실패 자인

  • 입력 2008년 9월 29일 03시 01분


투자은행 자율규제 폐지키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대형 투자은행에 대한 자율규제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27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로 SEC의 존속 여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26일 자율규제 프로그램이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을 감시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율규제에 대해 “시작부터 근본적인 결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2004년 도입된 자율규제 프로그램은 SEC가 투자은행의 증권거래부문에 대해 감독권을 직접 행사하는 대신 투자회사의 모회사를 통해 자회사를 감독하는 규제 방식.

뉴욕타임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이 지난해 SEC가 금융회사 규제에 실패했다고 인정한 적은 있으나 특정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폐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데이비드 코츠 SEC 감사관은 올해 3월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파산하기 전에 여러 위험한 징후가 나타났는데도 SEC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금융거래와 시장을 감시해야 할 SEC 부서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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