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겨냥 명망가 중심 ‘귀족내각’ 구성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4분



■ 日 아소 총리 공식 선출

각료 18명중 13명이 명문家 세습의원

오부치 차녀 - 나카소네 장남 등 포진

이르면 내달 3일 중의원 해산 가능성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자민당 총재가 24일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실시된 총리 지명선거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이날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각각 실시돼 중의원은 아소 총재를, 참의원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했으나 헌법의 중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아소 총리의 취임이 확정됐다.

아소 총리는 중의원 표결에서 전체 478표 가운데 337표를 얻어 민주당의 오자와 대표 등을 제쳤다.

아소 총리는 이날 저녁 왕실에서 인증식을 한 후 내각을 정식 발족했다.

제92대 총리이자 59번째 총리로 취임한 아소 총리의 앞길에는 차기 중의원 의원 선거라는 운명을 건 승부가 과제로 닥쳐 있다.

▽‘명품 귀족’ 내각, 총선 앞으로!=이날 출범한 아소 내각은 차기 총선거를 겨냥해 급조된 성격이 강하다는 게 특징. 18명의 각료 중 13명이 화려한 배경을 가진 세습 의원들이어서 유례없는 ‘명품 귀족’ 내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우선 아소 총리 자신이 일본 전후정치의 설계자란 평을 듣고 있는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의 외손자이자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총리의 사위다. 외가 쪽으로 일본 메이지(明治) 유신의 주역인 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通)의 5대손이기도 하다.

34세에 ‘대신’ 자리를 얻어 전후 최연소 입각 기록을 세운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소자화(少子化) 담당상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차녀로 2000년 부친이 총리 재임 중 급환으로 타계하자 부친의 지역구인 군마(群馬) 5구를 이어받았다.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신임 외상은 지금도 정계의 원로로 활약하고 있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장남이다.

재무상 겸 금융담당상으로 임명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부친이 과학기술청 장관을 지냈다.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 신임 총무상은 증조부가 귀족원 의원, 조부는 총리, 부친은 외상을 지낸 명문가 출신.

이처럼 아소 총리가 내각을 세습의원 중심으로 구성한 이유는 이들이 지역에서 가진 영향력을 차기 중의원 의원 선거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최단명 총리’ 기록 세울라” 부심=내각 구성에서도 드러났듯이 일본 정가의 관심은 아소 총리 취임 이전부터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에 쏠려 있다.

아소 총리로서는 우선 자신에게 전권이 주어진 중의원 해산과 관련해 자민당에 유리한 최선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새 내각 구성 뒤 지지율이 높아졌을 때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조기 해산론이 강하다.

아소 총리도 취임 후 가능한 한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현재의 경제난을 고려해 ‘즉각 해산’과 ‘추경예산안을 처리한 뒤 해산’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일정을 보면 중, 참의원에서 추경예산안을 처리할 경우 이르면 다음 달 9일 중의원 해산이 가능하다. 반대로 야당이 추경예산안 처리에 비협조적일 경우 국회에서 각 당 대표 연설이 끝나는 다음 달 3, 4일 전격 해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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