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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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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南)오세티야 독립 문제를 놓고 벌어진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전쟁 이후 사태 수습을 위해 유럽연합(EU) 정상들이 1일 긴급회의를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27개 EU 정상들은 회의가 끝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휴전협정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러시아가 그루지야 영토에서 철수할 때까지 러시아와 EU 간의 파트너십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와는 거리가 먼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서유럽과 폴란드 등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는 동유럽 간에 러시아 제재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의 자국민 보호라는 명목으로 그루지야 영토를 침공했을 때도 EU는 내부 이견을 좁히지 못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실패했다.
EU 의장국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 러시아와 경제·외교적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지만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러시아의 무력 침공 위협을 느끼는 국가들은 더 직접적인 제재를 주장했기 때문.
이번 회의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와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반대로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러시아 언론들도 EU의 긴급 정상회담이 끝난 뒤 그 결과를 주요 뉴스로 전하며 “이번 회의 결과는 러시아 외교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러시아와 대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전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