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쑥대밭이 됐던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시는 3년 만에 주민들에게 ‘의무 대피령’을 내렸다.
공화당은 1일부터 4일까지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백악관은 구스타프의 본토 상륙 상황을 고려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31일 발표했다.
구스타프는 석유 생산 시설이 밀집한 멕시코 만을 거쳐 미 대륙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석유 생산 시설 파괴 정도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레이 네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지난달 30일 밤 “수해에 취약한 뉴올리언스 서안 지역은 31일 오전 8시를 기해, 동안 지역은 같은 날 낮 12시를 기해 공식 대피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구스타프는 1일 뉴올리언스 서쪽을 강타하며 미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등 별다른 대피 수단이 없는 주민 3만 명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관광객들에게도 도시를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인근 주로부터 대피경로에 위치한 주유소들로 연료를 공수하는 한편 일부 카운티에서는 헬기 등을 이용해 주민들을 소개하는 등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체 피난민 규모를 100만 명 내외로 추산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쿠바와 멕시코 만을 거치면서 다소 약화됐지만 미 본토 상륙 때까지 강력한 세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는 구스타프가 허리케인 5개 등급 중 3급을 유지하면서 최대 풍속 시속 205k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스타프가 미 해안의 따뜻한 물과 만나면서 4급 또는 최고 등급인 5급까지 세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3년 전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1800여 명의 인명을 앗아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3급 허리케인이었다.
구스타프의 이동경로였던 도미니카공화국과 자메이카에선 이미 홍수 등의 피해로 81명이 목숨을 잃었다. 쿠바에서는 담배 수확 지역인 피나르델리오 주의 로스팔라시오스 주민 30만 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멕시코 만의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발레로 등 정유회사들은 이 지역의 석유 생산 시설 가운데 4분의 3 정도의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이 지역에는 4000여 개의 원유 굴착용 플랫폼이 설치돼 있으며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25%, 천연가스의 15%를 각각 차지한다.
AP통신은 “석유 공급 중단이 지속된다면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는 “우리는 구스타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비극이나 끔찍한 도전이 국가적 재앙의 형태로 가까워 오고 있을 때 축제행사를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전당대회가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매케인 후보는 또 계획된 선거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31일 미시시피 강 인근 지역을 방문해 재난 대비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