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식-성과 위주 선교 여전…지역맞춤형 교육-봉사로”

  • 입력 2008년 7월 15일 02시 51분


19일로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가 1주년을 맞는 가운데 해외 선교 활동이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교관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은 데다 위기관리 교육의 성과도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아프간 피랍 사태 뒤 실행위원회를 열고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는 위험 지역에서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봉사활동에 나선 결과 발생한 인재적 성격의 사고”라며 “각 교회는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독단적 과시적 이벤트적 선교와 봉사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교계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중심으로 위기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위기관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KWMA가 발표한 1월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선교사는 2007년 기준으로 196개 단체에서 1만7697명이 파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계는 단기 해외 선교 참가자의 경우 정확한 인원도 파악하지 못한 채 연간 50만∼1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KWMA의 한 관계자는 “위기관리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단체는 한국 교회 및 선교 단체의 5∼7% 수준에 불과하다”며 “단기 해외 선교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개별 교회가 아니라 교단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에서 위험을 무릅쓴 선교를 신앙심의 척도로 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의 분쟁 지역에서 또다시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 문상철 원장은 “한국의 선교 관행은 대규모 인원이 파견되는 물량 위주에서 소수로, 일방통행적인 선교에서 해당 지역의 문화와 요구에 맞춘 교육과 봉사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쟁 지역 중심의 평화사역을 담당해 온 국제선교단체인 ‘개척자들’의 송강호 간사는 “이슬람 지역 선교를 주도하는 개신교 그룹은 외견상 자제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도 선교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은 아직 부족하다”며 “눈앞에 보이는 선교가 아니라 현지인의 삶과 함께 하려는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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