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05개국 참가 온난화 - 물부족 문제 등 논의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14일(현지 시간) ‘2008 사라고사 세계박람회(엑스포)’가 개막됐다. 사라고사 엑스포는 ‘물과 지속 가능한 개발’을 주제로 9월 14일까지 93일간 열린다. 105개국이 국가관 및 공동관 형태로 사라고사 엑스포에 참가했으며, 총 60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드리드에서 동북쪽으로 3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사라고사는 인구 60만 명의 스페인 5위 도시로 물을 주제로 한 엑스포에 걸맞게 에브로 강을 끼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은 13일 개막 전야제 연설을 통해 “인류는 현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위협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사라고사 엑스포는 전 세계적으로 물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하는 장(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전시와 공동 세미나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 물 부족 등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폐막식 직전 그 결과를 담은 ‘사라고사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히며, 사라고사 엑스포는 2012년 여수엑스포와 마찬가지로 세계박람회기구(BIE)에서 공인받은 인정박람회이다.
○ 친환경 ‘에코버스’ 운행… 일회용품 전혀 사용 안해
사라고사 엑스포 박람회장은 140만 m² 규모로 △높이 72m의 랜드마크인 ‘워터타워’ △수족관인 ‘리버 아쿠아리움’ △물을 주제로 한 테마전시관 △국제전시구역 내 참가국들의 국가관 등으로 구성됐다.
개최국인 스페인 국가관의 건물 안팎에는 진흙으로 덮인 기둥 750개가 빽빽하게 서 있다. 기온을 4∼7도 낮춰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태양열 집열판과 빗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물탱크를 갖추고 있다.
박람회장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버스인 ‘에코버스’가 운행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번 엑스포의 원칙이다. 식기류는 썩을 수 있는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수저와 포크는 나무 재질로 각각 만들었다. 물건을 담는 쇼핑백조차도 감자 전분으로 만들었다.
○ 엑스포 이후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
박람회장은 엑스포 이후 ‘지속 가능한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박람회장은 리모델링을 거쳐 미술관, 연구소, 공공기관 등이 들어서고 일부 공간은 경제구역으로 설정된다. 또 사라고사 엑스포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수자원 고갈의 대처 방안 마련과 안전한 식수 보급에 관심을 두고 있는 유엔의 수자원계획본부가 들어서게 된다. 강에서 서식하는 생물 300여 종을 50개의 대형 수족관에 전시한 ‘리버 아쿠아리움’도 엑스포가 끝난 뒤 관광 명소로 재단장하게 된다.
카를로스 페레스 사라고사 시 부시장은 “사라고사 엑스포의 효과에 힘입어 현재 스페인 5위 도시인 사라고사가 10년 이내에 3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와 아라곤 지방정부, 사라고사 시, 민간기업 등은 박람회장 건설과 도로 등 인프라 건설 등에 99억 유로(약 15조9093억 원)를 투자했다.
사라고사=김유영 기자 abc@donga.com
▼한국관 ‘디지털+문화예술 강국’ 이미지 형상화
‘물과의 대화’ 주제 큰 반향▼
‘2008 사라고사 엑스포’ 박람회장 국제전시구역 내 한국관.
14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개관식을 마치자마자 150여 명이 입구에 늘어서는 등 관람객들은 ‘물과의 대화’를 주제로 내건 한국관에 큰 관심을 보였다.
1550m² 규모의 한국관은 전시관, 영상관, 디지털 갤러리, 2012년 여수엑스포 홍보전시관, 기획전시관 등으로 구성됐으며, 외벽은 한글 자음이 양각돼 한글의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한국 최대의 자연 늪인 경남 창녕군 우포늪의 갈대를 형상화한 ‘디지털 갤러리’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포늪의 다채로운 풍경을 담은 작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00여 개가 어른 가슴 높이의 철사 윗부분에 달려 갈대밭을 연상케 했다.
허리 높이의 커다란 장독 28개를 전시해 놓은 ‘투영한 물’ 전시관도 인기를 끌었다. 장독 안 화면에 손을 대면 천장 위의 적외선 감지기가 이를 감지해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등의 메시지와 관련 영상이 화면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모로코 탕헤르와의 결전 끝에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2012년 여수 엑스포’의 홍보관도 마련됐다. 차기 인정박람회 개최지인 여수시는 9월 14일 사라고사 엑스포 폐막식에서 세계박람회기구(BIE)의 깃발을 넘겨받게 된다.
한국관 설치를 총괄한 KOTRA의 황민하 전략마케팅본부장은 “엑스포 국가관은 국력과 문화 수준 등 개별 국가의 총체적인 위상을 나타낸다”며 “한국관은 디지털 강국과 문화예술 국가의 이미지를 융합했다”고 말했다.
한국관의 출구 앞에 설치된 ‘비엔베니도 아 여수 엔 2012(스페인어로 2012년 여수에서 만나요)’라는 표지판이 관람객들과의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사라고사=김유영 기자 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