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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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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국민은 1914년 파나마 운하가 개통될 때부터 이 말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천혜의 지리적인 조건을 갖춘 파나마 운하로 벌어들이는 통행료 수입 때문에 이런 인식이 생겼을 것이다.
최근 파나마 운하를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면서 파나마 국민은 더욱 물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파나마 운하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의 대서양 방면에 위치한 콜론 자유무역지대는 ‘물류=돈’의 공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11개국, 약 1억 명에 이르는 카리브 해 연안 국가 바이어들은 대부분 콜론 자유무역지대에서 사업을 한다. 신용거래와 다품종 소량구매가 가능하고, 짧은 배송시간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손쉽게 달려갈 수 있는 지리적 인접성도 큰 장점이다. 11개국 사업가들은 비행기로 2시간 내에 콜론 자유무역지대에 도착할 수 있다.
콜론 자유무역지대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자다. 하지만 한곳에 모여 영향력 있는 시장을 만들었고,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현재 콜론 자유무역지대의 연간 중계무역 교역량은 110억 달러(약 11조1800억 원)에 이른다.
이곳에서 다양한 물품을 중개 무역하는 김강석 사장은 “초창기 언어 문제로 무척 고전했다”며 “제대로 된 품목 선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과 판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매끄럽게 관리하는 것도 성공의 주요 열쇠”라고 했다.
이곳에서는 ‘생산(1개월)→운송(1개월)→콜론 창고(1개월)→외상판매(2개월)’가 공식처럼 돼 있다. 어느 한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김 사장은 초창기 컨테이너를 구해 조달하기 쉬운 품목을 팔았다. 하지만 사업이 신통치 않았다. 지금은 창고를 빌려 고객 취향을 즉각 반영하는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고객 취향은 미국의 최신 경향과 대체로 맞아떨어진다고 한다.
법과 제도, 언어가 다른 해외에서 창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김 사장처럼 ‘좋은 공급처를 발굴해 질 높은 제품을 제때 납품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윤의정 KOTRA 파나마무역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