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대만총통 당선인 부인 버스타고 평소처럼 직장출근

청바지 차림으로…
제12대 대만 총통에 오르게 될 마잉주 당선인의 부인인 저우메이칭 여사가 24일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자오펑금융공사 법무 처장으로 일하고 있는 저우 여사는 남편의 총통 선거 승리 이후에도 예전처럼 수수한 차림에 버스를 타고 다녀 화제가 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세상에 馬부인은 많지만 저우메이칭은 나 하나뿐”

“이 세상에 마부인(馬夫人)은 많지만 저우메이칭(周美靑·56)은 나 하나뿐이다. 대통령 부인이 돼도 내 일을 할 생각이다.”

마잉주(馬英九) 제12대 대만 총통 당선인의 부인인 저우 여사가 남편의 취임 이후에도 계속 직장에 다니겠다고 선언했다. 저우 여사는 대만의 대형 상업은행인 자오펑(兆豊)금융공사의 법무처장으로 이 회사에서 26년째 근무하고 있다.

남편의 총통 당선 이후 이틀째 직장에 출근한 그는 25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 하는 일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거나 고객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은행 내부의 법률 자문에 응하는 것이어서 대통령 부인 신분이 (업무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우 여사는 “만약 회사 업무에 장애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가서 직장을 그만두는 문제를 다시 고려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고 일간 롄허(聯合)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대만 역사상 총통의 부인이 직장 생활을 한 전례는 없다.

대만에서는 전문직 여성이면서도 소박한 차림에 말수가 적은 저우 여사가 마 당선인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귀고리를 한 적도, 명품 옷을 입은 적도 없으며 화장기 없는 ‘생얼’로 다닌다.

총통 당선인의 부인으로서 첫 출근일인 24일에도 그는 평소처럼 생머리에 청바지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주위에 여성 2명과 남성 1명의 근접 경호원이 따라다닌다는 점이었다. 저우 여사는 직장 동료들에게 ‘총통 부인’이라는 호칭을 사양하고 예전처럼 ‘처장’으로 불러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