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8일 오전(현지 시간) 뉴햄프셔 주 전역의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11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를 뽑는 두 번째 관문이다.
일반 주민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결과는 이날 저녁(한국 시간 9일 오전)에 나온다.
이번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세론을 뒤엎은 ‘검은 케네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2연승 여부다.
런던더리고교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만난 존 페레즈 씨는 “오바마 후보는 하버드대 법대를 나온 뒤 돈을 벌려 하지 않고 도시 빈민을 도왔다”며 “미국인들에게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열성 공화당원도 “미트 롬니 후보를 지지하지만 대통령은 오바마 후보가 될 것”이라며 “그가 밝히는 변화의 메시지는 가슴 뛰게(inspiring) 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른 새벽 투표장에 나와 주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몇 마디 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오늘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며 거절했다.
힐러리 후보는 이날 동이 트기 전에 딸 첼시 씨와 함께 뉴햄프셔 주 최대 도시 맨체스터의 투표소 앞에 나와 ‘힐러리’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커피를 나눠줬다. ‘기분이 어떠냐’는 보도진의 질문에 “매우 좋다”고만 말했다.
한편 오바마 후보는 경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인구 3만 명의 로체스터 시 유세에서 특유의 열정적인 연설로 청중을 휘어잡았다.
그는 “손해가 된다 싶으면 피해 가는 식의 정치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정확히 설명하는 정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방송들은 하루 종일 ‘오바마 후보가 힐러리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냈다.
로이터통신과 C-SPAN, 조그비가 5∼7일 실시한 뉴햄프셔 주 조사 결과 오바마 후보는 42%의 지지를 얻어 29%에 그친 힐러리 후보를 13%포인트 앞섰다.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의 6, 7일 조사에서도 오바마 후보는 40%의 지지율로 힐러리 후보(31%)를 9%포인트 앞섰다.
전국 지지도에서도 오바마 후보는 격차를 크게 줄였다.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의 최신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33%로 동률을 기록했다.
오바마 후보의 ‘검은 바람’은 8일 0시 첫 투표를 실시한 작은 산골 마을 딕스빌 노치에서도 확인됐다. 개표 결과 유권자 17명 중 오바마 후보는 7표를 얻었지만 힐러리 후보는 단 1표도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