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률 쇼크… 경기침체 우려 고조

  • 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2분


미국 노동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4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5%로 한 달 새 0.3%포인트 늘었다. 실업률은 지난해 11월(4.7%)까지만 해도 25개월 연속 5%를 밑돌았다.

비(非)농업부문 고용도 1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200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당초 월가가 예상한 지난달 일자리 증가는 5만 명, 실업률은 4.8%였다.

이처럼 노동시장이 부진했던 이유는 건설업과 제조업 부문의 고용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고용은 4만9000명, 제조업 고용은 3만1000명이나 줄었다. 주택경기 침체가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고용시장 지표가 악화되면서 월가에서는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보고 있다. 고용시장 불안은 곧바로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그동안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이 같은 ‘고용 쇼크’에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한때 100포인트까지 폭락하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256.54포인트(1.96%) 하락한 12,800.18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98.03포인트(3.77%) 폭락한 2,504.65를 기록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의 하락폭은 9·11테러 당시를 제외하면 증시가 문을 연 2001년 9월 17일 이후 최대치다.

노동시장이 악화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중 다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0.25%포인트 대신 0.5%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FRB가 물가불안 심리를 키울 수 있는 큰 폭의 금리인하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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