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에 고통준 역사 진실로 반성”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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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中 후쿠다, 후진타오와 회담

중국과 일본이 새로운 관계 수립과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해묵은 난제인 동중국해의 유전 개발 및 대만 문제에서 각각 서로 양보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는 28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2시간 반 동안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 총리는 회담에서 “중-일 간 우호는 시대의 대세이자 동북아 및 아시아,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유리하다”며 “양국 관계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후쿠다 총리는 “양국이 협력해 평화와 발전에 책임을 지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라며 “양국이 동아시아의 발전과 기후변화에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양국 총리는 현재 사장(司長·국장)급 및 부부장(차관)급으로 돼 있는 양국 협상단 지위를 격상해 동중국해 유전개발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4월 원 총리 방일 당시 합의했던 ‘(유전) 공동개발’이라는 문구는 합의문에서 빠졌다.

후쿠다 총리는 회담에서 “일본은 ‘두 개의 중국’이나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을 절대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과 대만의 유엔 가입, 이를 위한 국민투표를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신화(新華)통신이 보도했다.

후쿠다 총리는 또 “일본은 (중국) 인민을 고통스럽게 했던 역사를 진실로 반성한다”며 “일본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총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벚꽃이 활짝 필 때 일본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4월이다.

양국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 등도 협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오후 베이징대의 행정관 강당에서 강연을 통해 “양국 간 ‘전략 호혜 관계’의 3대 지주는 상호 이해 및 신뢰, 상호 협력, 국제사회 공헌”이라며 “아시아와 세계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이날 강연은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CCTV가 외국 지도자의 강연을 생중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후쿠다 총리는 50분의 강연 도중 9차례 박수를 받았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및 후 주석과 잇따라 회담한 뒤 인민대회당에서 후 주석과 만찬을 함께 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한 것은 1986년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 시절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와의 만찬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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