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달러 패권 잃고있다”

  • 입력 2007년 10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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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서 기축 통화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일 “달러가 헤게모니(패권)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그는 이날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힘을 잃고 유로화가 부상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영국 파운드화 역시 투자자들로부터 매력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이 같은 진단은 최근 달러 약세와 투자가치 하락 추세를 반영한 것.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64.8%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유로 비율은 24.8%에서 25.6%로 증가했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보다 운용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보유 외환을 다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는 뚜렷하다. 유로-달러 환율은 1일 도쿄 시장에서 한때 유로당 1.4283달러로 기록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다.

캐나다달러는 달러 약세로 인해 1976년 이후 31년 만에 미국 달러 가치를 추월했다. 캐나다달러는 지난달 28일 캐나다달러당 1.0052달러로 거래를 마감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1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달러 약세가 지속되지만 미국 정부는 별다른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불리한 점도 있지만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인한 수출 강세, 관광객 입국 증가 등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반면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한 유로권 재계 인사들은 최근 잇달아 유로 강세를 우려하면서 미국에 달러 약세 현상을 개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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