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후쿠다로 급선회

  • 입력 2007년 9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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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자민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사임에 따른 후임 총재 선거 준비로 종일 분주했다. 뉴스의 관심도 온통 자민당과 차기 정권의 향방에 쏠렸다.

▽‘포스트 아베’는 누구?=신임 총재로는 당초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간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으나 13일 저녁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이 입후보할 의향을 비치면서 분위기가 급박해졌다.

현지 언론은 입후보를 검토하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전 재무상, 자민당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 등이 이날 밤 ‘후쿠다 전 장관 지지’로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재무상은 14일 후쿠다 전 장관과 만난 뒤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초선의원 등 의원 31명에게서 ‘재등판’을 요구받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도 13일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며 “후쿠다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지 파벌 중심으로 볼 때 아소 간사장이 자신의 파벌 16명만을 확보하고 있는 데 반해 이날 밤 후쿠다 전 장관에게 쏠린 파벌은 133명에 이르게 됐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아베 후보가 우세하자 자민당의 모든 의원이 ‘아베 지지’로 쏠렸던 것과 같은 현상이 후쿠다 전 장관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

지난해 총재 선거 당시 후쿠다 전 장관은 당시 아베 후보의 대항마로 가장 유력했으나 중도에 사퇴한 바 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반대했고 아시아 중시 외교를 주장하며 헌법 개정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등 아베 총리와는 정반대 색깔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초 13일 입후보 선언을 하려던 아소 간사장은 이 같은 흐름의 여파로 계획을 하루 뒤로 미뤘다. 자민당 내에는 ‘아소 간사장이 아베 총리를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어 왔다’며 공동 책임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들은 후계 총리는 ‘아베 색깔’이 없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아소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자민당은 이날 총재 선거 일정을 놓고 논란을 벌인 끝에 ‘14일 공지, 15일 입후보 접수, 23일 투표’로 결정했다.

▽“중의원 총선거로 정권교체” 민주당과 언론 공세=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는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다는 민주당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민주당에도 호흡 조절이 필요할 것이란 당내외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치 공백을 초래한 자민 공명 양당의 ‘정권담당능력’에 공격의 초점을 모을 방침이다.

아사히, 마이니치, 도쿄신문 등 주요 신문들은 13일 ‘조기 총선 실시’를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새 정권은 스스로를 ‘선거관리내각’으로 규정하고 가능한 한 빨리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위장장애 증상 입원

한편 아베 총리는 13일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입원을 결정했다. 병원 측이 밝힌 병명은 ‘기능성 위장장애’. 병원 측은 총리가 전신이 쇠약해져 적어도 3, 4일 입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최근 몇 개월 사이 체중이 5kg가량 줄었으며 한 달쯤 전부터 링거를 맞고 죽으로 식사를 대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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