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8월 29일 0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친이슬람 성향인 귈 장관의 대통령 당선은 ‘정교(政敎)의 엄격한 분리’라는 세속주의 원칙을 지켜온 터키의 향후 정치 구도에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귈 장관은 이날 국회의 3차 대선투표에서 전체 의석 550석의 절반이 넘는 339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지난주 실시된 1, 2차 투표에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앞서 5월에도 친이슬람 정당인 정의개발당(AKP)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지만 세속주의 성향의 법조계, 군부, 야당 등의 반대에 부닥쳐 선거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다. 7월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AKP가 절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그는 다시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다.
귈 당선자는 “7년의 집권 기간 동안 정치와 종교 분리 정책을 펼칠 것이며 세속주의 가치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속주의 지지자들은 그의 아내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고 다닌다는 점, AKP에 몸담았고 친이슬람 성향을 보여 왔다는 점 등을 들어 귈 당선자에게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귈 당선자는 1980년대 이슬람개발은행에서 근무하다가 1991년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세속주의와 맞선 친이슬람 정당에서 활동했다. 2002년 총선 승리로 총리가 됐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총리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부총리 겸 외교장관 자리를 맡아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