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사르코지, 그만 뛰시지”… 좌파사회 “채신없다” 비판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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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을 열심히 하는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프랑스 대통령을 두고 좌파 지식인 사회를 중심으로 ‘프랑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저명한 좌파 철학자 알랭 팽키엘크로 씨는 최근 국영방송 프랑스2에 출연해 “조깅과 같은 채신없는 행동을 그만두고 소크라테스나 랭보처럼 산책을 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서구 문명은 산책에서 태어났다”며 “걷기는 정신적인 행위이지만 조깅은 신체 관리일 뿐 사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 프랑스 대통령들은 국민 앞에서 운동하는 것을 피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사적으로 골프를 했지만 사색을 하며 걷는 모습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늘 말쑥하게 차려 입고 걸어 다니는 모습만 보여 줬다.

미디어 비평가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조깅을 하고, 외국 방문 중에도 조깅을 빼놓지 않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모습이 TV에 계속 등장하는 것은 순수하게만 볼 수 없으며 ‘에너지 넘치는 정부’라는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한 이미지 조작이라고도 비판했다.

스포츠사회학자 패트릭 미뇽 씨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에서 “프랑스 지식인은 스포츠를 경멸한다. 왜냐하면 나치 같은 전체주의 정권들이 스포츠를 미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깅 전문가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뛰는 모습이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몸이 앞으로 기울고 팔도 덜렁거리며 보폭도 어긋나기 일쑤라는 것. 먼저 체중을 줄이고 조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 부인 세실리아 여사는 국고로 결제하는 신용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논란이 되자 최근 카드를 반납했다. 그는 5월 남편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부터 이 카드를 사용해 왔다.

최근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 카드로 점심식사에 각각 120유로(약 15만 원)와 272유로(약 33만 원)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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