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를 잘 부탁합니다"…외조 나선 클린턴

  • 입력 2007년 3월 23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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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를 잘 부탁합니다. 준비된 대통령인 만큼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22일 오후 8시 반 뉴욕 퀸스 플러싱의 한인식당 '대동면옥'.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후원행사에 은백색 머리칼의 낯익은 신사가 등장했다.

한인 및 중국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힐러리 의원 홍보에 나선 신사는 바로 힐러리 의원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이날 힐러리 의원 지지자 100여 명과 일일이 사진촬영에 임했다. 30분 이상이 걸렸지만 귀찮은 기색이라곤 없이 시종일관 만면에 미소를 띤 표정이었다.

이날 모금한 선거자금은 약 20만 달러(약 1억9000만원). 후원자들은 각자 2000~4000달러씩 후원금을 냈다. 이날 한인이 중국인보다 훨씬 많이 눈에 띄었다.

행사 진행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미국 최초의 퍼스트 젠틀먼(first gentleman·대통령 부인인 퍼스트레이디에 빗댄 말)이 될 분을 모셨다"고 소개했다.

연설에 나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서슴없이 '부인 자랑'에 나섰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임금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막대한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수천만 명입니다."

그는 미국이 직면한 도전을 이같이 열거한 뒤 "힐러리는 이 같은 미국의 도전을 가장 잘 해결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힐러리가 전 세계 82개국을 방문하는 등 '경험이 많다'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인 참석자가 많은 점을 의식해 "최근 미국과 북한의 북핵 합의는 내가 하려고 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며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아시아계가 백악관과 행정부에 더 많이 진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워낙 인기가 좋아 '정치자금 모금의 귀재'로 불려왔다. 뉴욕타임스는 20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최근 뉴욕에서 열린 후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부인을 위해 하루에만 1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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