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이주노동자가 키운다

  • 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제 성장이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는 높은 성장을 이뤘지만 폐쇄적인 국가는 비교적 성장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적인 스페인과 영국의 높은 성장=EU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국가로는 스페인이 꼽힌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7%로 EU 평균인 2%보다 훨씬 높다. 만성적인 고(高)실업률도 지난해에는 28년 만에 최저치인 8.3%까지 떨어졌다.

스페인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해 관대하다. FT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와 함께 한 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의 42%는 ‘이주 노동자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의 19%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런 여론을 반영하듯 스페인 인구 4440만 명 중 외국인 이주자가 460만 명이며 이들의 대다수는 최근 5년 내에 입국했다.

이주 노동자들 중 다수는 언어가 같은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와 비슷한 언어구조를 가진 루마니아에서 왔다. 인구 이동이 활발한 것에 힘입어 스페인은 과거 식민지였던 중남미 시장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영국도 동유럽의 EU 회원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에 대해 고용 제한을 없애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영국 왕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2004년과 2005년 영국이 기록한 경제성장률 5.3%의 0.9%포인트는 전적으로 외국인 노동력의 증가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영국의 지난 10년간 평균 성장률도 2.7%로 유럽 평균을 웃돌았다.

▽폐쇄 정책으로 대가 치르는 국가들=이주 노동자들에 대해 장기 취업을 허용하지 않는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10년간 평균 각각 2.2%와 1.5%의 저성장에 그쳤다.

이 신문은 각 나라의 여건이 다르지만 이주 노동자들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FT는 이주 노동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 인종 계층 문화의 갈등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은 이주 노동자가 늘면서 저출산율은 해소됐지만 신생아의 18%가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다민족 국가’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비교적 높은 경제 성장률 덕분에 내국인과 이주 노동자들이 밀월 상태지만 경기가 하락하면 스페인에서도 갈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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