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에 빠져드는 中 빈농들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6분


중국 서북부 농촌지역에 ‘사교(邪敎)’가 급속한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중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랴오왕(瞭望)이 최신호에서 심층 보도했다.

이들 신흥 사교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종말론을 믿으며 기존의 사회질서를 깡그리 부정해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나아가 중국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것.

따라서 이들 사교의 뿌리를 뽑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궁벽한 농촌, 사교 활개=최근 사교가 급속히 퍼지는 지역은 산시(陝西) 및 간쑤(甘肅) 성과 네이멍구(內蒙古), 닝샤후이(寧夏回)족,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 등 가난한 농촌 지역이다.

이곳은 사막이 대부분이고 농토가 극히 적어 중국에서 가장 빈궁한 지역. 그러나 사교가 퍼지면서 최근 이 지역엔 마을마다 예배를 위한 회당이나 사찰이 생길 정도가 됐다.

가장 왕성한 세력을 자랑하는 신흥 사교는 스지선(實際神) 또는 둥팡산뎬(東方閃電)으로 불리는 종말론의 일파.

자칭 기독교도라는 이들은 중국에서 곧 대란이 일어나고 여신(女神)이자 ‘최후의 그리스도’로 불리는 교주가 자신들만 구제할 것이라고 선전한다. 따라서 포교자들은 모든 재산을 교회에 헌납하고 가족은 물론 친구 등 지인과의 관계도 모두 끊을 것을 요구한다.

1990년대 초기 허난(河南) 성에서 일어난 이 사교는 산시 성으로 세력을 넓히더니 최근엔 네이멍구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이 외에도 ‘먼투후이(門徒會)’, ‘관인파먼(觀音法門)’과 같은 다른 사교도 우후죽순 격으로 퍼지고 있다.

▽중국 뒤흔들 시한폭탄=중국 지도부는 사교가 사회주의 중국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농민들을 꾀어 헌금 명목으로 재물을 사취하고 나아가 중국의 분열을 기도하고 종말론을 퍼뜨려 사회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것.

중국 지도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농민과 사교의 결합이다. 진, 한, 수, 원, 명 등 중국 왕조는 대부분 도교나 불교 계통의 민간신앙과 음양오행설, 참위설, 신선설 등 신비사상에 도취된 농민들이 반기를 들면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공안은 사교 세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교 세력은 상하가 단선으로 연결된 데다 횡적 유대는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둥팡산뎬은 신도끼리 교제를 엄격히 제한하고 호칭도 가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잡지는 “사교가 농촌에 급속히 퍼진 원인은 농촌문화의 부재에 있다”며 “신농촌 운동의 방향을 물질적 소득 향상에만 맞추지 말고 농민의 정신 및 문화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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