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값 인상요구 벨로루시 결국 백기

  • 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형제국 시민들이 얼어 죽어도 눈 깜짝 않고 크렘린에서 돈만 세는 것이 러시아식 자원 외교의 실상이다.”

러시아 벨로루시의 가스 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된 뒤 벨로루시 언론들은 이같이 탄식했다.

두 나라의 가스협상에서 러시아는 경제통합 상대국으로 불리던 벨로루시에 자원과 자본의 논리를 몰아붙였다.

2007년 새해를 단 2분 앞둔 시점에서 벨로루시는 백기를 들었다. 벨로루시는 새해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1000m³당 100달러에 사되 자국의 최대 가스 수송회사인 ‘벨트란스가즈’의 지분을 러시아에 넘겨주기로 했다. 벨로루시로서는 결국 가스 가격도 깎지 못하고 벨트란스가즈의 지분도 보호하지 못한 셈이다.

동유럽 마지막 독재국가로 불리던 벨로루시는 이번 협상에 따라 가스 없는 추운 겨울은 피했으나 정치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라고 러시아 언론은 분석했다.

우선 가스 가격이 지난해 1000m³당 46달러이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올라 재정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벨트란스가즈의 지분이 러시아로 넘어감에 따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의 영향력도 타격을 보게 된다.

벨로루시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해 온 유럽연합(EU) 국가들은 가스공급 중단 사태를 모면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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