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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7일 2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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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아침 미국 오리곤 주 남부의 폭설로 막힌 산악 도로에 일주일째 갇혀있던 제임스 김(35) 씨가 부인 캐티(30) 씨와 두 딸 퍼넬러피(4), 서빈(7개월) 양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김 씨는 구조대를 부르기 위해 가족을 차에 남겨두고 길을 떠났다. 청바지 위에 바지 하나를 더 껴입었지만 장비라고는 손전등과 라이터 2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6일 겨우 1.6㎞ 떨어진 로그 강가의 계곡에서 차디찬 시신으로 발견됐다. 20~30㎝의 눈에 덮인 채 동사한 상태였다. 남았던 가족들은 4일 극적으로 구조된 뒤였다.(본보 12월7일 A31면)
샌프란시스코의 정보기술(IT) 전문 웹진인 CNET의 수석편집자였던 김 씨는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였지만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평범한 생활인이었다. 하지만 위험에 빠진 가족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구조대를 현장에서 이끌었던 조세핀카운티 경찰서의 조엘 헬러 경사는 7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 씨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펼친 것으로 보이며 그가 대처한 방법은 매우 훌륭했다"고 추모했다.
헬러 경사는 "김 씨는 차가 고립되자 연료를 남겨놓기 위해 밤에만 엔진을 켜고 비상타이어를 태우며 동물들의 흔적을 따라 산딸기를 구하는 등 뛰어난 위기 대응 능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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