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시내가 사복 비밀경찰로 쫙 깔린 이유는…

  • 입력 2006년 10월 18일 17시 26분


18일 베이징(北京) 시내에는 거리마다 1200명의 사복 비밀경찰이 쫙 깔렸다.

베이징 시 형사총대(總隊)는 하루 24시간 비밀리에 거리를 순찰하며 범죄를 제압해온 사복경찰을 600명에서 2배로 늘려 이날 전 시내에 배치했다고 신징(新京)보와 베이징일보가 보도했다.

사복경찰은 공공장소와 번화한 상가, 위락 장소, 병원, 역전, 주택가에 집중 배치됐다.

이들의 임무는 비밀을 요하는 범죄정보의 수집과 범죄의 현장 진압. 특히 중대한 정치행사의 안전한 경호와 돌발사건, 자연재해사건의 비밀조사는 이들의 1차 임무다. 강도, 절도, 강간, 소매치기, 마약 판매와 같은 일반범죄도 단속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증강 배치로 사상과 행동의 자유가 더욱 제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복경찰은 일반 시민과 같은 복장으로 근무하지만 미행과 비밀녹취가 허용되며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권총 휴대도 가능하다.

주로 현장에서 범죄를 진압해야 하기 때문에 사복경찰은 모두 전문대 이상의 학력과 3년 이상의 수사경험을 가진 40세 이하의 경찰 중에서 선발했다. 범죄혐의자를 재빨리 제압하기 위해 중국 무술 친나(擒拏)를 응용한 격투능력도 갖춰야 한다.

현장에서 필요할 땐 언제든지 주위 경찰병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가의 중대 정치사건을 다룰 때는 형사총대가 베이징 전 시내 구(區)나 현(縣)의 공안 분국을 통일적으로 지휘한다. 엄청난 권한을 지닌 비밀경찰인 셈이다.

이들은 다음달 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포럼에 실전 투입된다.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의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 회의엔 아프리카 대륙 53개 국가정상이 모두 초청될 예정이다. 테러 없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는 것도 앞으로 이들의 주요 임무다.

베이징 시 공안국 형사총대 마시추(馬曦初) 부(副)총대장은 "앞으로 사복경찰의 전문화를 위해 자격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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