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부인 한국 교과서 ‘술술’

  • 입력 2006년 10월 10일 04시 19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9일 서울 광희초등학교에서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를 학생들에게 읽어 주고 있다. 한류 팬인 그는 미리 시를 받아 연습했다. 변영욱  기자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9일 서울 광희초등학교에서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를 학생들에게 읽어 주고 있다. 한류 팬인 그는 미리 시를 받아 연습했다. 변영욱 기자
“걷어라 걷어라 팔뚝을 걷어라.”

9일 오후 3시 반경 서울 중구 신당동 광희초등학교 디지털도서실에서 열린 2학년 국어수업. 한 40대 여성이 2학년 3반 학생 28명 앞에서 교과서에 실린 시 ‘예방주사’를 힘들여 또박또박 읽고 난 뒤 소녀처럼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이 여성은 다름 아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安倍昭惠·44) 여사다.

아키에 여사는 4일 뮤지컬 ‘겨울연가’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한 한류(韓流) 팬이다. 그는 ‘겨울연가’를 보며 2년 전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자유롭게 인사를 건네고 책도 막힘없이 읽을 정도의 한국어 실력을 갖췄다.

한국 정부는 한국의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보고 싶다는 아키에 여사의 뜻을 받아들여 광희초교로 안내했다.

그는 “(시를 읽는 게) 긴장됐지만 한국 아이들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어 즐거웠다”면서 “시를 미리 받아 두세 번 읽어 보며 연습했다”고 일본어 통역관을 통해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