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비판’ 가토 집 방화범은 극우단체 간부

  • 입력 2006년 8월 16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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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일어난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의 자택 겸 사무실에 대한 방화 공격 용의자는 도쿄(東京)에 본부를 둔 극우단체 간부로 드러났다고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사건이 8월 15일에 일어났고 가토 전 간사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계속해왔다는 점에서 우익테러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앞서 15일 저녁 일본 야마가타(산형) 현 쓰루오카(鶴岡)시에 있는 가토 전 간사장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주택을 전소시켰으며 화재 현장에서 할복을 한 남자가 쓰러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남자의 복부에는 가로로 칼로 그은 자국이 있고 대장 일부가 노출돼 있었다고 전했다. 65세로 알려진 남자는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아 용태는 안정돼 있으나 아직 말을 할 수는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자가 얼굴과 입 안에만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 휘발성 물질을 뿌리며 불을 지르다가 확 타오르는 불길을 들이마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15일 밤 급거 귀성한 가토 전 간사장은 16일 오전 자택으로 온 기자들에게 "방화를 당한 것은 내가 정치가였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정치가로서 앞으로도 발언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16일에도 아침 TV 생방송에 출연했다.

가토 전 간사장은 방송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온 근래 한두달 동안 사무실에 하루 10건 정도 항의전화가 걸려왔으며 면도칼이 배달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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