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도 '고이즈미 8.15 참배' 비판 쇄도

  • 입력 2006년 8월 15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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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8.15 야스쿠니(靖國) 참배' 강행에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대표는 "총리에게 여러차례 참배를 자제하라고 직접 말했다. 8월15일은 상징적인 날인만큼 매우 유감"이라며 "안팎의 누구라도 거리낌없이 참배할 수 있도록 국립추도시설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자민당 전 간사장은 "일.중, 일.한 관계, 아시아외교는 붕괴에 가까와졌다. 참배의 영향은 클 것"이라며 "총리에게 공적, 사적의 차이는 없다. 총리의 외교에 관한 행동은 마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1년 전 '8.15 참배'를 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담화에서 "최후로 공약을 실행하겠다는 실적을 남겼다는 것은 그것으로 좋다. 그러나 이문제의 경과를 생각하면 참배는 공약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며 "무릇 총리 후보로 공약해놓고 개인 참배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인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은 "외국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만약 총리가 된다면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영령측이나 유족측에서 볼때 참배가 조용히 이뤄지는 것을 바랄 것"이라고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나 자민당의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총무회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만큼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며 "한국과 중국은 참배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대해 "오해가 있으며 풀어가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재계 본산격인 게이단렌(經團連) 미타라이 후지오 부회장은 "총리는 자신의 신념과 판단에 근거, 참배했다고 본다"며 "총리 개인의 판단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담화를 발표했다.

교도통신은 고이즈미 총리가 2001년 참배시 발표한 담화에서 "국내외에 전쟁을 배척하고 평화를 중시한다는 우리나라의 기본적 생각에 의문을 품게 한다면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며 "향후 8.15를 피해 날짜를 선택, 참배하겠다"고 밝혔던 점을 들며 입장이 바뀐 이유를 총리는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5일자 사설에서 "일본은 야스쿠니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요청받고 있다"며 "'포스트 고이즈미' 정치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각각의 역사관을 명확히 말하고, 그것을 전몰자의 추도와 외교방식에 연결할 수 있는 형태로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사설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해 "국제정세에 대한 대응의 오류,무모한 전쟁을 시작한 일본국민과 이웃나라에 참화를 가져온 정치.군사지도자들의 책임을 애매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오늘은 고이즈미 총리의 헌화료를 받아 (제단에) 꽃을 바쳤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방문록에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로 기재했다. 그외에는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공영방송 NHK와 민영방송 대부분이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생중계했으며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호외를 발행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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