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오렌지 연정’ 무산… 친러세력 의회 과반 장악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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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국이 이른바 오렌지혁명 연대 간 분열로 또다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다수석을 차지하기 위해 여당인 우리우크라이나당과 티모셴코블록, 사회당은 지난달 22일 연정에 합의했지만 알렉산드르 모로즈 사회당 당수가 약속을 깨고 6일 지역당의 후광을 업고 의장직에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연대가 무너졌다.

당초 3개 연대세력은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를 새 총리에, 표트르 포로셴코 의원을 새 의회 의장으로 삼기로 합의했지만 모로즈 당수가 약속을 깨고 의장에 출마해 당선된 것.

모로즈 당수는 우리우크라이나당과 티모셴코블록이 의장 선출 표결을 보이콧한 가운데 사회당과 지역당, 공산당의 표를 얻어 무난히 당선됐다.

이로 인해 오렌지연대는 붕괴됐으며 지역당과 사회당, 공산당 간의 새로운 연대가 사실상 형성됐다. 지역당(186석), 사회당(33석), 공산당(21석) 의석을 합할 경우 240석으로 과반 의석(225석)을 넘어 국정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 발효된 신헌법에 따르면 과반 의석을 장악한 다수파는 총리를 포함해 각료(외교 국방장관 제외)들을 선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

총리에 재기용되리라는 꿈이 사라지게 된 티모셴코 전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다수세력이 구성된 적이 없었던 만큼 모든 의회 활동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에게 현 의회 상황과 관련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라면서 차제에 의회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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